top of page

Steatment

 

붉은 방 - red box

 

   작업 속에 라인과 붉은 박스를 등장시켜 화면 속에 무의식에서 오는 현재와 과거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흔히 피상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또 다른 관점의 아름다움을 대입한다.

그것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대게 지양하는 공포와 불안함 속에서 파생되는 어두운 감정을 정신분석학적 방법인 자유연상 법을 통해 찾아나서는 것이다.

 

 19살에 8시간의 수술로 죽음에 대한 간접적임 경험을 하고난 뒤,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항상 존재했다.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이 생겨 괴로운 시간들을 혼자 감당하며 이겨내야만 했고, 병원만 가면 심장이 두근 거리는 트라우마가 생겼다.

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고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같은 현상들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개개인의 트라우마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흔함에도 불구하고 내면 속에 꼭꼭 숨겨진 진실들이다. 그래서 그들과 내가 지닌 트라우마라는 (-)의 감정을 ‘0’으로 되돌리고 싶다고 생각했고, 붉은 방이라는 금기 박스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 작업의 처음 시발점이 된 ‘붉은 방’ 영상 작업이다. 오랫동안 써놨던 일기를 찢어 믹서기에 갈고 그 잔해들로 세수를 하고 씻어내는 작업인데, 이 작업에서 (-)와(+)의 감정을 서로 섞어 처음인 ‘0’으로 돌아갔다고 의식적인 행위를 통해서 믿게 되었다. 그로 인해 과거를 숨기지 않고 세상에 자연스럽게 꺼내 놓을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지녔던 트라우마(육체적 외상)는 숨기고 외면해야 할 존재가 아닌 가장 보통의 존재로서 지켜주고 치유해 주어야 할 어두운 아름다움이었던 것이다.

 

모든 작업들은 사건이나 현상들로부터 듣게 되는 스토리 또는 글로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기록되어 온 사례들을 텍스트화 시킨 뒤, 자유 연상하여 드로잉을 하고 페인팅작업에 들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붉은 방 영상 작업도 일기의 글 속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작업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붉은 박스는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관찰자이며, 라인은 현재와 과거 그리고 사건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된다.

 

 그림 속의 붉은 박스는 평면에서 입체로 빠져 나와 전시장에 그림과 매치되어 설치 되기도 한다. 그림 속에 담긴 이야기들은 영상 또는 오브제, 텍스트 등으로 다양하게 분출될 것이다. 자유의지를 잃은 일상생활 속의 불안감과 그것으로 인해 겪게 되는 트라우마를 거친 붓질과 아이러니한 상황설정으로 외면과 내면에 존재하는 이중적인 모습에서 꺼내어 놓기를 시도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그들이 트라우마의 불안에서 벗어나 가장 평범한 보통의 존재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나는 이것을 현대인들이 삶 속에서 받아온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으로 제안한다.

 

 

 

bottom of page